결혼이야기

밤12시만 되면 들려오는 윗층부부의 뜨거운 층간소음

it모아 2016.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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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12시만 되면 들려오는

윗층부부의 뜨거운 층간소음

 

 

 

1. 층간소음의 서막

 

내가 지금 살고있는 아파트

 

중3때부터 18년째 살고있는데,

 

여태껏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이상야릇한 소리가 들려온다.

 

 

 

아님 내가 귀가 밝아진 것일 수도...

 

(최근에 귀를 파다가 득음하듯이 피가 난 적이...)

 

 

암튼 요즘 들어 깊은 밤만 되면,

 

잠을 깰 정도로

 

 

((((( 쿵쿵쿵 )))))

 

 

방 안이 울리는 웅장한 돌비사운드.

 

 

끝판에 미세하게 들리는

 

하얗게 불태웠음을 알 수 있는 소리.

 

남자의 "흐윽!"

 

 

그리고 여자의 기쁨인지 아픔인지 모르겠지만

 

여자의 포효소리.

 

*-_-*

 

 

 

아...암튼 요즘 들어

 

이런 다양한 음원들이 위에서 들려온다.

 

꼭 밤12시에서 1시 사이에.

 

꽤 주기적이며 체계적이다.

 

 

창문을 열면 소리가 안 들리고

 

창문을 닫으면 소리가 선명해지는 걸로 봐서는

 

울림의 현상인 것 같았다.

 

 

소리와 주기로 추정하건대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신혼부부로 추정이 된다.

 

결코 중년일 수 없다.

 

혹시라도 중년이라면 재혼한 지 얼마 안 된...

 

-_-

 

 

 

가끔 어떤 날

 

바깥양반의 컨디션이 만렙으로 추정되는 날은

 

아줌마가 2002년 월드컵 붉은악마처럼

 

6월의 함성을 지를 때도 있다.

 

월드컵경기장에 온줄.

 

치맥이 땡길 정도다.

 

 

 

난 이런 만렙의 사운드를 듣고나면

 

언제부턴가 자연스럽게 천장을 올려다보며

 

"짜식." 하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적응하는 내 모습이 무서웠다.

 

 

 

 

이놈의 아파트가 워낙 오래 되면서

 

벽이 점점 얇아졌나보다.

 

이거 이사가야 되나?

 

 

그래도 처음에 들려왔을 때는

 

삶의 활력소였는데...

 

너무 매일같이 들리니까

 

이제는 부러움을 넘어서

 

좀 지친다.

 

-_-

 

 

 

 

 

어느날 2. 그들의 격렬한 사랑.

 

 

 

오늘밤도 어김없이

 

천장에서

 

 

((( 쿵쿵쿵... )))

 

 

오늘은 윗집부부가

 

평소보다 좀 스타트가 빠르다.

 

 

오늘

 

이 아저씨 컨디션이 또 만렙인지,

 

아줌마가

 

비명과 함성을 넘어

 

 

 

우,운다.

 

-_-

 

 

 

도대체 이 아저씨의 정체는 무엇인가.

 

매일 이러는데 기복이 없다.

 

오히려 점점 기량이 발전되어가는 것 같다.

 

혹시 학원이 있는 건가?

 

 

그나저나 오늘도 심난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

 

적응할만 하면

 

아저씨의 기량과 함께 아줌마의 사운드가

 

득음한 것처럼 나날이 쩌렁쩌렁해져만 간다.

 

 

 

그런데... 이 와중에 딱딱한 나.

 

저주스럽다.

 

 

이 빌어먹을

 

상상력.

 

-_-

 

 

난 상대가 이야기할 때 경청을 넘어

 

실시간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듣는 스타일.

 

짜증나면서도 그 와중에 딱딱해지는 내가

 

정말 저주스럽다.

 

 

 

 

 

 

어느날 3. 모닝러브. 하지만 일요일...

 

 

 

그동안 최대한 이해를 해주려고 노력했는데...

 

오늘만큼은 너무 짜증이 나고 화가 치솟는다.

 

오늘만 좀 격한 감정으로 글을 써야겠다.

 

차인표 분노의 양치질하는 심정으로

 

격하게 자판을 두들기고 있음을

 

참고로 알려드리는 바이다.

 

 

 

윗층부부

 

한번도 본 적은 없지만,

 

매일 정황상으로 추정해볼 때

 

분명 정열과 패기의 신혼부부가 확실한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오늘은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히발, 금슬이 좋아서

 

내 방 천장 거의 매일밤 쿵쿵 찍어대고

 

아줌마 어느날은 환호하고

 

어느날은 울부짖고

 

그래 뭐,다 좋다 이거야!

 

내가 착해서 이해해주겠다 이거야.

 

 

근데, 일요일 아침 8시는 너무 한 거 아닌가!

 

아무리 패기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 신혼부부라도 그렇지,

 

일요일밤도 아니고 일요일 아침은 말도 안 되는거다.

 

일요일 아침이다, 일요일 아침!

 

 

시앙! 거의 매일밤 하면서

 

뭐가 모질라서 일요일 아침까지 그러냔 말이다.

 

가끔 하면 내가 말을 안 한다.

 

주말부부면 오구오구 둘이 보고시퍼쪄염? 하고

 

이해해줬을 것이다. 어쩜 응원했을 수도...

 

 

-_-

 

 

아,아무튼...

 

주말부부도 아니면서, 거의 매일밤 하는 짐승들이면서

 

낮밤은 가려야 될 거 아니냔 말이다!

 

밤에는 아빠 엄마 다 깊이 주무셔서

 

총각인 나만 심난한 가슴 부여잡으면 된다 이거다.

 

 

근데 온 가족이 일어나 모처럼

 

식탁 앞에 모여 앉는 일요일 아침이건만...

 

이 애니멀커플...T ㅁ T

 

 

 

설상가상!

 

또 하필이면 이날따라

 

부모님 두분이 아침부터 엄청 집중하는 상황이었다.

 

 

울엄마 형제모임있다고 일찍부터 안방에서

 

화장하시느라 고도의 집중을 하고 계셨고,

 

아빠도 거실에서 손톱깎느라

 

역시나 고도로 집중하고 계셨던 것이다.

 

 

우리집 이때 정말 고요했다.

 

거의 고시원이었다.

 

 

이노무 짐승부부때문에

 

세식구가 돌아가면서

 

어색한 헛기침을 몇번이나 한 줄 아냔 말이다.-_-

 

 

 

왜 기관지도 짱짱하면서

 

당신네들 열정과 패기때문에 

 

기침을 해야되는 거냐구!

 

-_-

 

 

인간적으로

 

일요일 아침만큼은 피하자.

 

일요일은 안식일이야.

 

금슬 좋은 거 알았으니까 제발 하루만 쉬어!!!!T ㅁ T

 

 

 

 

 

 

어느날 4. 또 다른 소음의 등장.

 

 

 

 

윗층사람들 진짜 해도해도 너무 하네.

 

이사온지 꽤 된 거 같은데

 

뭔 그리 못 박을데가 많은 지...

 

아침부터 한참을 뚝딱거리네.

 

뺀날 못박는다.

 

이 리모델링의 귀재들-_-

 

 

낮에는 망치가 박어,

 

밤에는 사람이 박...

 

 

흐...흐으읍으음...!!!!-_-;;;;

 

 

 

아무튼 진짜 윗집사람들 너무 한거 같다.

 

진심 빡친다. 이제 슬슬 인내에 한계가...

 

 

요즘 층간소음 문제로 흉흉한데

 

뉴스도 안 보고 사시나.

 

어우 빡쳐.-_-

 

우리집이 만만한가.

 

 

언뜻 지나가다 우리 엄마,아빠만 보고는

 

나이든 작은 부부만 사는 집이라고 생각하고

 

만만히 보고 저러는 건가?

 

 

180넘고 100킬로가 넘는 내 몸뚱아리랑

 

밤에 시비 절대 안 걸리고, 검문 자주 받는

 

내 예쁘장한 얼굴을 한번 내비춰줘야 하나?

 

-_-

 

 

언제까지 참아야 되지.

 

미치겠다.

 

정말...

 

 

그래도 요즘 같은 세상에 함부로 싸우면 안 되지.

 

조만간 크게 싸움나지는 않게

 

윗층에 올라가서 차근차근 고통을 호소해봐야겠다.

 

 

 

 

 

 

어느날5. 원인분석

 

 

 

어느 날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왜 그렇게 윗집 부부가 매일 격렬한 사랑을 나누는 지.

 

아무리 둘이 친해도 그렇지.

 

이상할 정도로 너무 매일 달리는 것이었다.

 

 

혹시... 윗집에서 부부가 사랑나누는 실제 소리가 아니라,

 

윗집에서 나 같은 총각이 야동을 크게 틀어놓고 보는건가?

 

아냐... 그러기엔 내 방이 너무 울려.

 

 

아... 혹시 엄청 세게 치나?

 

-_-

 

 

 

여러 생각 끝에...

 

가장 가능성 있는 한 가지 가능성을 유추해낼 수 있었다.

 

사실 내가 혈기왕성한 총각이다 보니,

 

거의 매일 의식처럼

 

음...

 

야동을 봤다.

 

 

*-_-*

 

 

(여자친구 있을 때는 절대 안 봄. 비수기때만 그러함-_-)

 

 

 

암튼 간에...

 

내가 보는 야동소리가 타고 올라가서

 

혹시 윗집부부들이 들었을 때

 

밑에 집 부부 제법인데?

 

그렇다면 우리도 질 수 없지?! 하고

 

승부욕에 그런 건 아닌 지...

 

 

-_-

 

 

암튼 혹시나 그럴까 해서

 

야동시청을 잠정중단했다.

 

 

 

금단현상으로

 

살이 찌기 시작했다.

 

-_-

 

 

 

 

어느날6. 갑자기 조용해진 밤

 

 

 

 

여전히 쉬는 주말 낮에 쉬다보면

 

못박는 소리, 변기 물내리는 소리, 청소기 돌리는 소리 등

 

윗집의 생활소음은 여전했다.

 

그런데 이거야 뭐. 충분히 이해해줄 수 있다.

 

 

 

그런데...

 

어랏?

 

요것봐라?

 

 

밤마다 들려오던

 

아저씨 기합소리와

 

아줌마 우는 소리가

 

거의 10일 가까이 들려오지 않는 것이었다.

 

 

매일 들리다

 

갑자기 10일 가까이 안 들려오니

 

궁금하고

 

걱정까지 된다

 

-_-

 

 

밀당인가?

 

-_-

 

 

 

저번처럼 부모님 다 깨어계신 일요일 아침부터 들려오면

 

짜증나고 천장을 일본도로 푹푹 찌르고 싶기도 했지만...

 

밤에 들려오면

 

솔직히

 

총각이다 보니...

 

가끔은

 

음...

 

 

활력소가 되기도...

 

 

헤헤...~(-_-)~

 

 

 

 

아무튼 갑자기 10일 가까이 안들리니

 

저 부부 무슨 문제 생겼나 하고 궁금했다.

 

 

여러 추측을 해보았는데...

 

이놈의 상상력.

 

 

 

요즘 계속 영하 혹한의 날씨인지라

 

남편이 빙판길 사고를 당해서

 

당분간 허리X신 모드?

 

 

아! 가만... 그렇게 매일 사랑을 나눌 정도면

 

남편이 설사 허리를 다쳤다 해도

 

쉴 사안이 아닌데...

 

하긴 의지만 있으면 허리는 문제가 되지 않지.

 

 

음...

 

아니면

 

매일 해서

 

드디어 결국 남편 기력쇠퇴로 인한

 

합병증 유발?-_-

 

 

또 아니면

 

남편놈이 바람 펴서

 

이혼위기?

 

각방?

 

 

뭐 아무튼

 

여러 상상 끝에 결국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갑자기 두사람이 이러니

 

궁금하다.

 

 

 

밤마다 날 심난하게 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저러니까

 

서운하기 까지 하다.

 

 

아니, 어떻게 나한테

 

미리 말 한마디 없이 이럴 수가 있지?

 

 

 

뭐래?-_-

 

 

 

여러 추측 끝에 혹시 내 청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하는 가능성까지...-_-

 

 

내가 머리감다가 귀에 물이 들어갔었나?

 

청각이 안 좋아졌나?

 

아님 집중력이 떨어진건가?-_-

 

 

고딩 때 두번 써보고 한 번도 쓰지 않은

 

비운의 물건

 

MC스퀘어를 오랜만에 서랍에서 꺼내보았다.

 

 

뚜뚜뚜....뚜뚜뚜....

 

 

-_-

 

 

 

 

 

 

 

 

어느날7.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위에 상황에서 그 뒤로도 며칠이 더 지나도록

 

지겹게 밤마다 들려오던 윗층부부의 샤우트는 더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여러 가능성을 취합하여 추정해보건대

 

이혼한 게 분명했다.

 

-_-

 

 

낮에도 생활소음이 확연히 작아지고 줄어든 양상을 보였다.

 

어랏? 도대체 뭐지...?

 

윗집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지?

 

걱정되고 허전했다.

 

갑자기 이러니까 내 서운함은 점점 더 커져갔다.

 

 

오빠들의 컴백을 애타게 기다리는 팬클럽소녀들처럼

 

두 사람의 컴백을 간절히 기다리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나님께 두가지를 기도했다.

 

두사람의 빠른 컴백과

 

그리고 이런 기도를 진지하게 드리고 있는

 

날 위해.

 

 

-_-

 

 

 

 

 

 

 

 

 

어느날8. 내가 고3 수험생이 된 이유

 

 

 

 

헐... 어이가 없어서.

 

드디어 오늘 윗집이 갑자기 조용해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엄마가 뒤늦게 나에게 말씀해주셨다.

 

 

 

 

어느 일요일 오전.

 

나 볼 일이 있어서 아침 일찍 나간 날.

 

집에 엄마 아빠만 계셨는데

 

윗집에서 못박음질도 모잘라 전동드릴질까지 하니까

 

아빠가 이제는 더이상 못참겠다며

 

따질려고 채비를 하셨나보다.

 

 

그런데 큰 싸움도 걱정되고,

 

60대 중반이신 아빠에 비해

 

윗집 남자가 분명 훨씬 더 젊은 사람일텐데...

 

 

괜히 큰일날까봐서

 

엄마가 다혈질 아빠를 말리고

 

본인이 정중하게 부탁하겠다면서

 

대신 윗집으로 올라가셨던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단다.

 

 

아빠는 주야교대로 밤새 일하고

 

낮에는 집에서 잠을 주무신다고...

 

그리고 울집 아이는

 

고3 수험생인데

 

밤마다 두 분 사랑나누시는 소리때문에

 

성적이 대폭 떨어져서

 

대학을 포기하려고 한다고...

 

 

-_-

 

 

엄마는

 

저녁 7시에 퇴근하시는 아빠를

 

밤낮이 뒤바뀐 사람으로 만들었고

 

30대의 날

 

고3수험생으로 만드셨다.

 

-_-

 

 

하지만 엄마의 쿨내진동 직설적인 화법과

 

선의의 거짓말덕분에

 

우리집은 윗집 층간소음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부부관계소리까지 들린다고

 

직설적으로 말씀하신것이 주요했던 것 같다.

 

 

울엄마 쿨녀 -_-)乃

 

 

 

고3 수험생이 되어버린 난

 

한 동안 혹시라도 윗집 사람들과 마주칠까봐

 

노심초사하며 집에 들어가곤 했다.

 

그리고 괜히 피부관리까지....

 

-_-

 

 

 

그런데 궁금하다.

 

부부인데

 

아예 안할수는 없을 것이고

 

그렇게 매일 하던 짐승들이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조용해질 수가 있는 거지?

 

 

KBS해피투게더 쟁반노래방처럼

 

집안에 온통 계란판을 깔았나?

 

 

 

아님

 

무음의 경지?

 

 

신기술을 터득한 것인가?

 

 

-_-

 

 

 

암튼 결론은...

 

요즘 밤이 조용해지니까

 

좋으면서도...

 

 

음...

 

음...

 

 

 

뭔가 서운하다.

 

 

 

-_-

 

 

 

가끔은 적적할 때

 

엄마한테 따지고 싶을 때도 있다.

 

걍 놔두지 그랬냐며.

 

 

-_-

 

 

 

 

윗집 부부님.

 

그...그래도

 

가끔은

 

조..조심하지 않으셔도 되요.

 

 

 

 

헤헤...

 

 

출처 - 다음카페 『온라인글쟁이 활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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